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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바이크가 없어도 인생에는 별 지장 없는데, 또 없으면 몬 산다. 중독되고 나면 담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게다. 담배값은 찔끔찔끔 들어가는데 로드바이크는 한방에 기백이 훅 깨지니, 몸은 힘들고 마음에 심히 해롭다.
'로드 뽕' 중독 증세는 특히나 위험하다. 서서히 나타나는 증세를 뽐뿌라고도 부르는데 가령 이런 식이다. 시트포스트와 스템이 'TEAM' 등급이라 빨간 줄이 그어져 있는데, 그 아래 'PRO' 등급 핸들바의 흰 색 줄이 눈에 거슬린다. 물론 핸들바의 기능에는 아무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핸들바를 팀 등급으로 업그레이드 할 온갖 핑계를 다 생각해본다. 천사와 악마의 속삭임이 들리기 시작하는데, '핸들바를 카본으로 바꾸면 우수한 바이브레이션 댐핑 덕분에 승차감이 좋아질테지만 티탄 프레임은 이미 충분히 승차감이 괜찮거든?' '카본 핸들바로 경량화 해야 업힐이 편해질텐데 그럴 거면 휠부터 카본 끼우시지?' 음과 양 우주의 의지가 팽팽히 맞서니 이것이
쾌감인가팔괘인가.물론 그런 이유때문에 ZIPP 303 파이어크레스트 휠을 구입할 만큼 난 어리석지 않다. 고속순항과 크로스윈드에 대한 공기역학적 어드밴티지가 필요했을 뿐이다. 정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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