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경차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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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puccino (EA11-R)
93년식 카푸치노, 탄생 20주년을 맞이한 해가 2013년이니, 올해로 27년 된 차를 현역으로 굴리기가 마냥 쉽지는 않다. 몇 달 전 산길 내리막을 달리던 중 갑자기 경고등( ! )이 들어오는 걸 한동안 무시했는데, 도심 복판에서 갑자기 브레이크가 듣지 않아 택시 꽁무니를 들이받을 뻔 했었다. 원인은 브레이크 플루이드의 누액. 엔진 브레이크를 걸어가며 근처 카포스에서 캘리퍼 내 공기를 빼고, 브레이크 플루이드를 보충하고, 새는 곳이 어디인지 살펴보니 당장 호스 터진 곳이나 새는 틈새는 안 보인다고 했다. 당장 운행은 어떻게든 가능했지만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브레이크는 당장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부품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브레이크호스를 제작해주는 장인이 있는 가게가 어디 있는지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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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puccino (EA11-R)
7월 초 2KBODY 입고시킨 카푸치노, 9월 말 귀환. 대략 3개월 걸렸다. "일본 썩차는 3개월씩 세워놓는 경우도 흔해"라던 친구 예언, 이루어지다. 정말 대단해! (쳇) 엔진 오버홀 중 문제가 있었다. 일본에서 새 피스톤을 주문했는데, 0.5mm 정도 실린더 공간이 남는다. 기존에 사용된 피스톤 역시 오버사이즈였는데, 사실 부품 주문 전 기존 피스톤이 오버사이즈인지 (혹은 사제 피스톤인지) 확인 할 길 없으니, 주문에 미스가 나도 어쩔 수 없는 상황. 기존 피스톤을 아예 못 쓸 상황은 아닌지라, 카본 제거 후 재사용.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새 엔진이나 다름 없는 상태라는 설명을 들었다. 엔진 오버홀에 야금야금 들어간 것들을 더해 총 비용은 대략 450 근처. 차량 구입 가격에 수리비를 더하면 엘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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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puccino (EA11-R)
스즈키 카푸치노를 데려오던 날, 약 200km 고속도로 주행 후 주차장에서 보닛을 열어 엔진오일 잔량을 확인해보니 Empty.... 딥스틱에 묻어나오는 오일이 아예 없었다. 오일이 모자라거나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장거리 주행을 한 셈이니 엔진 손상에 대해선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엔진 헤드에서 밸브리프터 문제라 여겨지는 타다다다다닥 하는 소음이 들렸고, 이후 점점 심해졌다. 일단 귀에 들리는 밸브리프터 소음은 리퀴몰리 밸브리프터 소음제거제를 한 통 부어 넣으니 확실히 줄어들긴 했는데, 분명 보충한지 얼마 안 된 엔진오일이 모자란다고 자꾸 경고등에 불이 들어온다. 장기 주차했던 자리에 흘러나온 오일 자국이 없는 것으로 봐선 아무래도 엔진이 오일을 먹는 듯 하다. 이건 아주 안 좋다. 여러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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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puccino (EA11-R)
스즈키 카푸치노를 왜 샀냐고 물어본 사람만 열두 명이 넘는다. 평범한 자동차는 아닌 게 사실이고, 평범하지 않다는 건 별로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차가 아니란 뜻이다. A 에서 B로 사람과 물자를 얼마나 실어나를 수 있는가로 자동차를 평가한다면 불과 두 사람과 약간의 짐을 실어나를 수 있는 카푸치노의 효용가치는 한없이 낮다. 하지만 세상 모든 운전자들이 밴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세단을 선택하는 운전자가 더 많다는 것은, '네 사람 정도를 적당한 짐과 함께 실어나를 차'가 필요한 이가 많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니까 내겐 카푸치노가 필요하다. A 에서 B로 나 이외의 누군가를 실어나를 필요가 없고, 운전이 노동이 아닌 놀이가 될 수 있는 차를 원했으니까. 이 차를 왜 샀냐고 물어보는 친구에겐 스즈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