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TOR Q-RINGS for CAMPAGNOLO, 절망과 좌절의 (여태 미)장착기

큐링(ROTOR Q-RINGS for CAMPAGNOLO, BCD 110/113)이여, 그대에겐 아무 잘못이 없노라.”

로터의 타원형 에어로 체인링을 구입한지가 어연 한 달이 넘었는데 여태 장착을 못 했다. 캄파뇰로 울트라토크 크랭크 성애자인지라, 레코드 UT만 스탠더드 둘, 콤팩트 하나를 보유중. 그런데 캄파뇰로 레코드는 순정 체인링 가격이 만만찮다. 만만한 건 듀란데... 사실 체인링 곡률이 얼마고 관심 없다. 그저 순정 말고도 이쁘고 브랜드 괜찮고 자랑질 하기 좋은 물건 찾다보니 큐링이 눈에 들어온다, 싸기도 하고. 구매처는 영국.

 

로터 홈페이지의 큐링 매뉴얼을 대충 ‘캄파뇰로 사용 가능’까지만 읽고서 BCD 110짜릴 덜컥 주문했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콤팩트 말고 ‘캄파뇰로 콤팩트’ 용은 따로 있더라. 캄파뇰로 콤팩트는 BCD 110/113 짜릴 주문했어야...

 

줄질해서 크랭크에 걸어볼까 했지만 꾹 참고, 산 가격에 웃돈 오천원 얹어서 장터에 판 다음 캄파뇰로용을 다시 구입. 이 때 까지만 해도 이제 큐링을 장착할 수 있을 줄 알았지.

 

 

체인링 볼트 구멍 위치가 크랭크와 딱 맞는 걸 확인하고 큐링을 장착하려는데, 어라? 뭔가 이상하다. 볼트가 안 맞아. 조사해보니 요즘 캄파뇰로 크랭크는 체인링 볼트가 너트 없이 이너 체인링의 나사에 다이렉트로 체결되는 방식이라고. 바뀐 줄 몰랐다. 사실 캄파뇰로 레코드 처음 나왔을 때 11단 코끼리귀 모양보고 실망한 다음부턴 신경도 안 썼단.

 

 

저 큐링의 독특한 너트 모양은 캄파뇰로 순정 체인링과 최대한 비슷한 구조로, 체인링 위치의 가변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인 셈. 체인링 볼트는 통과하지만 너트가 통과 못하는 작은 구멍사이즈 때문에 결국 캄파뇰로 체인링 볼트를 새로 주문했다. 쥐똥만한 나사 몇 개가 사만 얼마씩 한다. 아마존 최저가 2만 7000원... 쉬핑은 별도. ㅂㄷㅂㄷ

이태리에서 오는 물건답게 체인링 볼트가 한 달 만에 도착다. 하지만 이제는 드디어 큐링을 걸 수 있을 줄 알았지. 그런데 장착하려고 보니, 크랭크의 구멍과 큐링의 저 너트 돌출부분이 간섭... 제대로 장착하려면 크랭크 암 안쪽에서 저 구멍을 깊이 1mm정도로 깎아내야 하는 상황. 망했다. 아무래도 리머나 드릴을 열심히 돌려야겠다 싶어서 장착은 미루고.

 

 

지난 주말 리머를 들고 크랭크 구멍을 확장하려 하는데, 솔직히 카본이라 잘 깎일 줄 알았다. 그런데 이거 무서워 돌덩이야. 레코드 크랭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참 기뻤다.

 

p.s. 초경 드릴 팁 주문...